본문 바로가기
건강정보

말기암 암성 발열 (반복 발열 원인, 감염 구분, 보호자 대처법)

by 메디인싸이트 mein 2026. 4. 26.

말기암 암성발열

 

말기암 환자에게 열이 며칠째 반복될 때, 보호자가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제는 어떻게 안되는 걸까요?"입니다. 저도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면서 이 질문을 셀 수 없이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말기암 환자의 발열은 일반적인 감염 발열과 전혀 다른 결이 있습니다. 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응급실 방문을 반복하거나, 반대로 정말 위험한 상황을 놓치게 됩니다.

암성발열이란 무엇인가, 왜 생기는 걸까

말기암 환자의 발열 원인 중 제가 호스피스에서 가장 자주 보는 것은 암성발열(cancer fever)입니다. 암성발열이란 암세포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cytokine)이라는 물질이 뇌의 체온 조절 중추를 자극해서 열이 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사이토카인은 쉽게 말해 면역계가 보내는 염증 신호 물질인데, 암세포가 이것을 비정상적으로 대량 분비하면서 체온이 계속 올라가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 호스피스 병동에 왔을 때만 해도, 이런 열을 보면 감염부터 의심했습니다. 그런데 일반 병동에서는 폐렴이나 요로감염 같은 감염 발열이 많은 반면, 호스피스에서는 항생제를 써도 열이 떨어지지 않고 며칠째 반복되는 경우가 훨씬 많더군요. 그때서야 "이건 감염이 아니구나"라는 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암성발열의 특징은 37도 후반에서 38도 사이의 열이 하루에도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는 점입니다. 해열제인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을 투여하면 잠깐 내려갔다가 몇 시간 뒤에 다시 올라옵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이란 타이레놀로 알려진 일반적인 해열 진통제를 말합니다. 국가암정보센터에서도 말기암 환자의 발열은 원인 감별 후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국가암정보센터).

임종이 가까워질수록 이 암성발열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상 임종 며칠 전부터 해열제가 거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옵니다. 이 시점에서 저는 보호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합니다. "지금 이 열은 감염이 아닙니다. 암이 계속 커지면서 염증 물질을 만들어내고, 그 물질이 체온을 올리는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보호자들이 거의 다 수긍하십니다. 원인을 이해하면 불안이 조금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감염 발열과 암성발열,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지금 이 열이 암성발열인지, 아니면 실제 감염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보호자 상담을 할 때 항상 강조하는 것이 바로 동반 증상입니다.

암성발열과 감염 발열을 구분하는 핵심 지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오한(chills)의 유무: 오한이란 몸이 심하게 떨리면서 춥다고 느끼는 증상으로, 감염 발열에서 훨씬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암성발열에서는 오한이 약하거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열의 높이와 지속성: 암성발열은 37도 후반에서 38도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패턴이 많고, 감염 발열은 38.5도 이상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3. 국소 증상 여부: 배뇨통이 생기거나 소변 색이 탁해지면 요로감염, 기침과 가래가 갑자기 늘면 폐렴을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욕창 부위가 붉어지거나 고름이 생겨도 감염 신호입니다.
  4. 의식 변화: 평소보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말이 어눌해진다면 패혈증(sepsis)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패혈증이란 감염이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 주요 장기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응급 상황입니다. 이때는 즉시 의료진에게 연락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 네 가지를 빠르게 확인하면 대부분 방향이 잡힙니다. 특히 오한과 의식 변화는 절대 그냥 넘기면 안 됩니다. 면역력이 극도로 낮아진 말기암 환자는 감염이 패혈증으로 넘어가는 속도가 일반인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자료에서도 면역이 저하된 암 환자의 발열은 원인 확인을 빠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서울아산병원).

반대로 오한도 없고, 특정 부위 통증도 없고, 의식도 평소와 비슷한데 38도 전후의 열이 며칠째 반복된다면 암성발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는 무리해서 응급실을 찾기보다 담당 의료진에게 먼저 전화해서 현재 상태를 설명하고 방향을 잡는 것이 맞습니다.

보호자가 집에서 할 수 있는 대처, 그 한계를 알아야 합니다

보호자 입장에서 가장 힘든 것이 "지금 내가 뭘 해야 하나"라는 막막함일 겁니다. 저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은 제대로 해야 한다고요.

암성발열이 지속되는 시기에 제가 실제로 권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이불을 걷어내고 옷을 가볍게 유지하는 것,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이마와 겨드랑이, 서혜부(사타구니 안쪽 혈관이 지나가는 부위)를 닦아드리는 것, 선풍기 바람을 멀리서 약하게 쐬어드리는 것입니다.임종 전에 해열제를 써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제가 실제 병동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한 사실입니다. 이 시점에서는 체온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목표보다, 열이 더 오르지 않도록 유지하고 환자가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이 차이를 보호자가 이해하시면 훨씬 덜 불안해하십니다.

수분 보충도 중요합니다. 탈수(dehydration)가 오면 열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탈수란 몸 안의 수분이 필요 이상으로 빠져나간 상태로, 의식 변화나 입마름, 소변량 감소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이나 음료를 조금씩 자주 드시게 하되, 삼키기 힘드신 경우에는 무리하게 먹이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말기암 환자의 반복 발열은 원인이 하나가 아니고, 그 원인에 따라 대응도 달라집니다. 암성발열인지 감염 발열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첫걸음이고, 그 다음은 환자가 최대한 편안하도록 환경을 만들어드리는 것입니다. 보호자 혼자 모든 것을 판단하고 해결하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상태가 애매하다면 담당 의료진에게 먼저 연락하는 것이 언제나 옳은 선택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임상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판단과 대응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국가암정보센터 (https://www.cancer.go.kr) 서울아산병원 (https://www.amc.seoul.kr)

 

 

 

호스피스 간호사가 알려주는 호스피스 정의,돌봄,증상조절

호스피스라는 단어를 처음 들으면 많은 분들이 "죽으러 가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오해가 바로 이것입니다.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당기는 곳

www.mediinsight.kr

 

 

 

암 산정특례 신청 방법 (대상, 절차, 활용 팁)

암 진단 직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산정특례 신청입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다 보면, 신청을 너무 늦게 해서 치료비를 더 많이 낸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산정특례는 신청일 이후부터만

www.mediinsight.kr

 

 

 

말기암 임종 전 나타나는 증상 10가지

임종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보호자가 알아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며칠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들어도 막상 눈앞의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잠만 자는 환자를

www.mediinsight.kr